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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업 사내하도급의 적법성 재확인

2021-01-19

법무법인(유한) 태평양("BKL")은 조선업을 영위하는 A회사의 선박 건조 공정 가운데 용접·사상·취부 작업 일부를 수행한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불법파견을 주장하면서 A회사를 상대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등 소송에서, A회사를 대리하여 1심에서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는 승소 판결을 이끌어낸 데 이어(울산지방법원 2020. 1. 9. 선고 2017가합25501 판결), 2심에서도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부산고등법원 2021. 1. 13. 선고 2020나50822 판결).


위 사건에서 협력업체 근로자가 A회사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을 받고, A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어 A회사 근로자와 공동으로 선박 건조작업을 수행하는 등 협력업체 근로자와 A회사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성립하는지가 주된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A회사가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을 하였는지에 관하여, ① A회사는 선주로부터 특정 선박의 건조를 발주받았으므로 선주의 요구사항을 반영하여 선박을 설계하고 이에 따른 작업을 하여야 하고, 위 선박 공정 작업 중 일부를 도급받은 협력업체도 도급계약에 기하여 선박의 설계도 등에 따라 작업할 의무가 있으므로, 설계도 등을 제공한 것은 도급인의 일의 완성을 위한 지시로 보이는 점, ② A회사가 작업 내용을 확인한 것은 도급계약에 따른 검수권 행사로 보이는 점 등을 들어 A회사가 협력업체 근로자에 대하여 직·간접적으로 업무상 상당한 지휘·명령을 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또한 법원은 협력업체 근로자가 A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에 관하여, ① 선박은 여러 부재들을 조립하여 블록을 만들고 블록을 결합하는 방식으로 건조되는 점, ② A회사와 협력업체는 특정 블록에 대하여 개별공사계약을 체결하므로 협력업체 공사 부분은 조선사 또는 다른 협력업체의 공사와 구별되는 점 등을 근거로 협력업체 근로자가 A회사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위의 사정에 더하여, 법원은 협력업체가 근로자의 선발, 근로자의 수, 작업·휴게시간, 근무태도 점검 등에 관한 결정 권한을 행사한 점, 협력업체 근로자의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요구되고 A회사 근로자의 업무와도 구별되는 점, 협력업체가 도급계약의 목적을 달성하는데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 점을 들어, 협력업체 근로자와 A회사 사이에 근로자파견관계가 형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습니다.


BKL은 제조업체와 사내협력업체 근로자 간의 근로자파견관계가 문제된 여러 대형 소송사건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경험을 바탕으로, 위 사건에서 조선사가 선박을 건조하는 방식의 특수성을 부각하고, A회사가 협력업체와의 도급관계를 운영하는 방식 등을 면밀하게 분석함으로써 승소 판결을 이끌어냈습니다. 특히 조선사의 선박 건조방식에 비추어 보면, A회사가 협력업체에 설계도 등을 제공한 것은 도급인의 일의 완성을 위한 지시로 보아야 하고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과는 무관하며, 특정 블록의 작업에 대하여 협력업체와 특정 블록별로 개별공사계약을 체결하므로 협력업체 근로자의 작업 내용이 A회사 근로자의 작업 내용과 명확하게 구별·특정되는 점 등을 주장·입증하는데 주력한 점이 주효하였습니다.


위 사건은 조선업종에서 사내하도급의 적법성을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자, 조선업계의 직접공정 관련 업무를 수행하는 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과 조선사 사이의 근로자파견관계에 대한 판단기준을 제시한 판결로서, 향후 조선업계의 직접공정 관련 사내하도급 사건 등 유사 사건에 큰 영향을 미치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나아가 위 사건은 ① 설계도 등에 따른 작업 요청을 도급인의 일의 완성을 위한 지시로 판단한 점, ② 협력업체 근로자의 작업 내용을 확인한 것을 도급인의 검수권 행사로 판단한 점, ③ 협력업체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가 개별 도급계약으로 명확하게 특정되는 점을 들어 작업장이 물리적으로 인접하더라도 실질적 편입을 인정하지 않은 점 등에서 향후 조선업종뿐 아니라 여타 제조업종의 직접생산 공정 관련 사내하도급 사건에서도 의미를 가지는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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